고독하고 줏대있는 화가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던걸까

분명, 임감독이 이 시대 최고의 씨네 아티스트임은 인정케 만들지만...
그래서였을까...
아티스트적 테크닉만이 엿보였을뿐...
영화속 장승업이야기는 겉만 맴돌고 있었다...

임감독만큼 우리나라의 사계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내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늘 그와 함께 작업하는 정일성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이번에도 역시나...
한치의 오차도 없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상미로 사계의 풍광을 담아낸다.

화면 가득 잡아낸 하늘을 뒤덮는 기러기떼나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속의 유희 장면등등....
의상과 소품 하나하나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마디로 영상미는 최고 수준이다....

바뜨...왜 하필 장승업인가?
이 말이 요즘 화두라 하던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나도 역시 그랬다.
왜 하필 장승업이지???

영화 속 장승업은 평생을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으로 일관된 삶을 살다 간 천재이자 철저한 아웃사이더였고,
어디에도 얽매이길 싫어한 소위 말하는 무정부주의자였던 사람이다.

비록 천출이었으나 예술에 관한 한 그 누구의 간섭과 참견을 거부한...
개성 강한 화가였으며, 그럼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창조해낸 사람이다.

자세한 기록 하나 변변찮게 남아 있지 않은 장승업을 통해서
감독은 치열하게 자신만의 예술혼을 건설해 낸 한 고독하고 줏대있는 화가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