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을 보여주는 거울

이 영화는 이런 구조를 갖는다.

명숙 -> 경수 -> 선영

즉 명숙은 경수를 사랑하지만 경수는 그런 명숙에게 질려 집이 있는 부산으로 떠나게 되고, 그 부산으로 가는길에 선영이란 여자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이다.

영화는 거의 90% 이상을 '롱 테이크' 방식으로 찍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씬은 고정된 카메라로 찍었다.

이런 방식을 통해서 감독은 관객들에게 그런 주위의 배경이나 등장인물등의 모습을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어떤 정해진 틀과 대본에 의해 영화를 찍는것이 아니라, 그냥 보여지는 대로... 꾸밈없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 그것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였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스크린 속의 경수의 모습에 나를 대입하게 되고.. 마치 내가 스크린속에 있는듯한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는... 경수가 춘천에서 보고 듣고 겪은 그런 상황들이.. 그 춘천과는 상관없는 선영과의 만남에서 계속 연관성있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소양호에서 경수와 선배가 있으면서 한 여자를 보고 말했던것... '대학교 1학년인것 같은데 혼자왔나봐~~ ' , 선배가 경수에게 해준 '회전문과 뱀 이야기', 그리고 오리배를 타는데 우수꽝 스럽게만 보인 담배불 상황등.. 이런 일련의 일상적 사건들이 나중에 경주에서 선영과의 만남에서 다시 연상되게 하는건 참으로 흥미롭고 신비롭기 까지 하다.

결말은 경수에게는 비극적이다. 그는 '회전문과 뱅'이야기에서 뱀의 운몀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관객들은 웃는다. 그냥 웃기다. 경수는 눈물짓지만..

이 영화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사람에 따라 정도가 틀리다.) 나도 영화를 보는중에 하품이 여러번 나왔었고.. 마지막은 조금 그래서 힘들게 영화를 보기는 했다.

그런데 그것이 홍상수 감독의 고집인듯 하다.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기 보다는 그의 방식대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장점이고 그를 더 돋보이게 하는것 같다.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난 이 영화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나의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