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냄새가 나던 온라인 초창기

아날로그 냄새가 나던 온라인 초창기 이야기

 

내가 on-line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초창기 시대 때이다.
아니 통신 초창기 시대라고 해야 옳겠군.
그때는 도스 상에 커서 옆으로 깜빡이는 공간 속에 글자들을 치면 화면으로 글이 뜨는 그러한 시대이다.
처음 화면으로 글이 뜰 때. 너무 신기해서 한동안 밤새도록 챗질을 하고 했는데...-_-

얼굴 모르는 누군가와 솔직한 얘기도 하고 (상대방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그랬다.)
호감도 가지게 되고 벙개도 하고 실망도 하고 사이버 퍼트너 때문에 울어도 보고...(지금은 왜 울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아마 술먹고 채팅 파트너에게 꼬장을 부렸나보다. ㅋㅋ)

현실에서 누군가를 만나 사귀는 동안 채팅과 '벙개' 를 하며 경험했던 그런 설레임을 잊어만 갔는데 바로 그 설레임을 다시 찾은 듯 하다.

영화 '후아유'를 보는 동안 내가 마치 누군가와 지금 채팅을 하는 느낌이었고 당장 집에
가서 컴퓨터를 켜면 나의 사이버친구가 접속해서 나한테 쪽지를 보낼것 같은 그런 느낌...

만일 이런 게임을 실제로 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해보고 싶다. 나만의 '투명친구'와 얘기를 하고 그 친구가 접속하길 기다리고...옛날의 그 설레임을 다시 느끼고 싶을 뿐...
물론 아직까지 그런 느낌 뿐이지만.. ^^;


덧붙여..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제 3세대 사이버 음악들과 같은 것들도 잘 조화를 이루었다.
영화 내내 삽입되어지는 예전에 소방차가 부른 '사랑하고 싶어'라든지..
이 영화 주제가로도 쓰인... 제목은 잘 몰겠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 '라고 반복되는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가사의 울려퍼짐...

이것 때문에 그 느낌이 배가되었고, 영화를 본 후 느낌이 계속 남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직까지도 귓가에 그 노랫말이 맴돌고 있는 기분이다.
괜히 기분 좋은 느낌...